하코다테가 일본 최초로 개항되면서 에도 시대 때부터 행정 관청인 하코다테부교오쇼( 하코다테봉행소,函館奉行所 )의 소재지로서 행정의 중심지가 되어 온 모토마치 지구에 각국의 영사관과 근대적 서양관, 서양문화의 상징인 교회 등 이 들어서게 되었는데, 이로 인해 하코다테 특유의 건물을 비롯한 일본풍의 건물과 서양풍의 건물이 혼재하게 되어 이국적인 정서가 짙은 거리를 형성하게 되었다.

반나절이면 이 모토마치 지구를 걸어서 둘러볼 수가 있는데 이를 하코다테 거리산책이라고 부르며 하코다테시에서는 거리산책지도를 팜플렛으로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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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도 든든히 먹었고, 거리산책을 위해 노면전차를 타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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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명칭은 하코다테시덴( 하코다테시영전차,函館市電 ).

하코다테 관광의 주요 교통 수단은 시내를 달리는 노면전차다.
하코다테역앞( 函館駅前 ), 모토마치( 元町 ), 베이 지역( Bay Area ), 고료카쿠( 五稜郭 ), 유노카와( 湯の川 ) 등 주요 관광지로 이동할 수 가 있어서 굳이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지 않고 1일 패스를 구입해 여행하는것이 효과적이다.
탑승 요금은 200~250엔으로 우리나라 버스나 지하철 처럼 거리비례 요금이 적용되고 하차 시에 현금으로 지불하면 된다.
1일 패스도 마찬가지로 하차시 운전기사에게 600엔을 지불하면 구매가 가능하다.
물론 관광안내소나 주요 호텔내에서 판매하기도 하니 상황에 맞춰 구매하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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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하코다테도크마에( 函館どつく前 ) 방면으로 가는 5번 계통이 들어온다.
계통이라는 말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조금은 생소한데 5번 노선 이라고 해도 크게 무리가 없을것 같다.

하코다테는 과거 1~5번 계통이 존재했는데 지금은 2,5번 계통만 존재하고 나머지는 모두 사라졌다고 한다.
역시 운행에 따른 수익문제로 삿포로시영전차와 마찬가지로 크게 어려움이 있었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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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홋카이도는 너무 추운지 알았지만 옆 일본사람과 참 비교가 된다.. ㅠㅠ
가볍게 입었어도 무리가 없었을듯.

나는 꼭 히말라야등반대 같고...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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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에 내리기 전에 우리나라 처럼 버튼을 누르면 세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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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코다테노면전차는 뒷문으로 승차를 하게 된다.
이때 종이하나를 뽑아들고 타게 되는데 여기에 써져 있는 번호에 따라 하차시 지불해야 하는 금액이 달라진다.
내가 뽑아든 번호는 17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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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문쪽엔 거리비례 요금 확인 전광판이 있는데 해당 번호마다 요금이 표시된다.
몇개 역을 지날때 마다 금액이 오르는것을 확인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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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면전차는 똑같은 디자인이 하나도 없다고 들었는데 다시는 이 디자인의 노면천차를 보지는 못했다.
아주 옛날풍의 디자인과 최신식의 디자인( 물론 전차의 연식이 달랐겠지만 ) 이 공존해 있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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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나 일본이나..
낙서를 하고 가는 녀석들은 꼭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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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하코다테의 옛 부두 자리라고 한다.
현재 부두로 사용되는것 같지는 않고 항의 전경을 둘러보기 위한 곳 정도로만 쓰여지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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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 모형이 있던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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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이동하고 나니 해상자위대하코다테기지대( 海上自衛隊函館基地隊 ) 라는 곳이 나왔다.
스타급 군인이 들어가는지 차가 한대 들어가니 모두들 나와서 거수경레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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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자위대하코다테기지대에서 하코다테도크마에 방면 일대에는 100년이 넘은 오래된 건물들이 현역으로 사용되어 지고 있다. 세개 정도가 유명한데 메이지 시대에 만들어진 건물들로 레스토랑 MOSSTREES, 카페JOE( 旧遠藤吉平商店 ), 그리고 여기 민슈쿠무로야( 民宿室屋 )다.

1909년 森卯兵衛商店 이라는 해산물도매상점 겸 주택으로 지어진 목조 2층건물이다. 1983년부터는 현재의 민박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이 지역은 노면전차가 개통하기 전까지 마차철도가 달리고 있었는데 해안선과 부두가 가까워 많은 해산물도매상들로 성행했다. 그 마지막 남은 유적이라고 볼 수도 있다.
또한 이 일대가 1907년 8월에 일어난 화재의 피해를 입은 지역이었기 때문에 화재로 인해 재건된 건물인 셈이다.

1박 조식포함 5000엔 가량한다고 하니 다다미방의 역사있는 민박에서 하루 잠을 자 보는것도 좋을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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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모토이자카 언덕길이 보인다.
포석이 깔린 이쁜 길이지만 온통 맨질맨질한 눈 길이라서 걷는게 조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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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소마가부시키가이샤( 相馬株式会社 ) 건물에 도착했다.
사유부동산임대없과 손해보험, 사유림육성등을 하고 있는 기업인데, 1863년 소마 텟페이( 相馬哲平 )가 미곡상을 개업한것이 시작이다. 하지만 이곳으로 옮겨 온것은 메이지 30년대( 1900년 쯤 ) 였고 1909년( 明治40年 )의 대 화재로 소실된 후 1916년( 大正5年 )에 현재의 건물이 완성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재직중인 회사 이름이 '소마'시스템이라 왠지 모를 그냥 관심이 간다.

우리회사는 사장님이 회사이름을 잠실에 소마미술관을 보고 지었다는건 믿거나 말거나 ㅡㅡ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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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을 오를 생각을 하니.. 하.. 한숨부터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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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멋진 건물들이 많이 보인다.
하코다테는 아마도 일본에서도 가장 이국적인 느낌의 도시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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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마치 공원쪽으로 올라가는 길에 있는 하이카라상( ハイカラさん ) 동상이 있다.
"High Collar" 라는 말은 우리가 아는 셔츠의 카라가 높다는 말인데 본래 진보주의, 구미주의를 주장했던 젊은 정치가를 가르키던말이었다.
하지만 메이지 시대에 수입품과 서양의 모습을 선호하고 따르는 서양물이 든 사람을 경박하고 비꼬듯이 칭하는 말로 점차 바뀌어 유행하였다고 한다. 점차 서양의 복장과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이 자연스럽게 되면서 하이카라( ハイカラ ) 라는 단어 또한 더이상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문명개화가 한창이었던 시대로 타임슬립 해보지 않겠냐며 같이 앉아보자는 문구가 인상적이다.

그런데 눈이 너무 많이 쌓여 있어서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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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카라상 뒤엔 페리제독( Matthew Calbraith Perry )의 내항기념비가 있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하다. 내항기념비라니...

페리제독은 1853년 이즈국 시모다 항( 지금의 요코스카 )에 네척 함대를 이끌고 입항했다. 당시 쇄국정책을 펴던 에도 막부 정권에 개항을 요구했고 이듬해 막부는 무력충돌을 두려워해 개항을 결정하게 된다.
이어 미일화친조약과 미일수호통상조약을 맺게 되는데 후자는 상당히 일본측에 불평등한 조약이었다.

아무튼 이런 치욕적인 사건에도 일본인들은 이걸 근대 국가로 발전한 밑바탕이라고 생각하는거 같다.
후대에 길이길이 알리겠다고 기념비까지 세웠다.

하긴.. 그 후 1876년 우리나라와 강화도조약을 맺으면서 그동안에 당했던 치욕과 수모를 우리에게 고스란히 전해줬지..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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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이자카 언덕길 끝에 모토마치 공원( 元町公園 )과 구 하코다테구공회당( 旧函館区公会堂 )이 있다.
모토마치의 상징과도 같은 공회당건물이다.
금색과, 푸른색 조화의 건물이 굉장히 이색적이다.

구 공회당건물은 현재 콘서트 홀로서 아직도 운영되고 있으며 20분간 1000엔에 드레스를 대여하여 입고 사진을 촬영 할 수 있다. 하이카라의상관 홈페이지에서 자세히 확인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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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홋카이도청 하코다테 지청 청사로서 1909년에 지어져 하코다테구에서 하코다테시로 1923년부터 1983년까지 사용되었다. 홋카이도 개척의 역사상 가치가 있기 때문에 1985년 홋카이도 유형 문화재로 지정되었다.
현재는 1층이 모토마치 관광 안내소, 2층이 하코다테 사진 역사관으로서 활용되고 있다.
사진역사관은 200엔의 입장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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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코다테 하리스토스 정교회 건물과 갈매기 푸른하늘..
하코다테에 왔음이 실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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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날씨가 빨리 저물고 있다.

응달과 양달의 대비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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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마치 공원에서 바라본 모토이자카 언덕길..
브레이크가 안들어서 밟기가 힘들것 같은데.. 생각보다 미끄럽진 않은가보다.
하긴.. 이렇게 눈이 많이 오는 동네인데 이골이 나도 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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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소마저택( 旧相馬邸 )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우리가 갔을때는 휴관중이었다.
소마 텟페이는 소마주식회사의 창립자이기도 하고 하코다테에 와서 큰 돈을 벌었던 사람이다.
파나소닉 창립자인 마쓰시타 고노스케( 松下幸之助 )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전국 소득 납세자 상위권 이었다고 한다.
최근까지 자손들이 살고 있었던 곳은 현재 카페로 사용하고 있어 간단한 다과를 할 수 있다고 한다.
당시 최 상류층의 생활상을 엿보고 싶었는데 조금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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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멋이 가득한 집이다.
주차장 위치표시판이 있는것 보면 아마도.. 겨울이 아닐땐 카페로 이용되는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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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걸어가니 히요리자카 언덕이 나왔다.
이동네는 많은 언덕길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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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화장실이 가고싶어져서 다시 모토마치공원으로 돌아왔다.
겨울이 아닌 날에 오면 좀 덜 휑할까? 관광객 조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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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김에 구공회당건물을 둘러본다.
이 공회당은 화재로 소실된 집합소를 새로 짓기 위해서 주민들과 소마 텟페이의 기부금으로 건립되었는데 당시돈으로 약 58,000엔 가량이 들었다고 한다. 그중에 50,000엔을 소마 텟페이가 기부했다고 한다..
현재로 가치로 약 1,000,000,000엔 정도라는데.. 하.. ㅋ 100억 기부라니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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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벽돌창고군 쪽 베이가 한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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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요리칸이라는 기념품 가게.
처음엔 간판만 보고 맥주집인줄 알고 쉬어갈까 하고 들어갈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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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어디에나 있을것 같은 신사가 여기에도 있다. 후나다마진자( 선혼신사, 船魂神社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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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요리자카 언덕의 표지판이 보인다..
날씨와 연에 관련된 이야기가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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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상점이 있다.
일본인들은 아마 잘 지킬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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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보기 힘든 공중전화...
생각해보면 저렇게 동전 넣는 공중전화를 우리나라 어디에서 봤었는지 기억이 안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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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하코다테 하리스토스 정교회( 函館ハリストス正教会 ) 앞까지 왔다.
눈이 너무 많이 와서 들어가고싶지가 않다.. 미끄러질것 같다..
점차 길도 미끄럽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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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코다테성요한교회( 函館聖ヨハネ教会 )
교회의 사면의 벽에는 십자가가 장식되어 있고 독특하게 하늘에서 바라봤을때도 십자가 모양의 갈색 지붕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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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모토마치 교회( カトリック元町教会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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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혼간지 하코다테 별원( 東本願寺函館別院 )
칠흑의 기와를 얹은 거대한 지붕이 눈에 띄는 불교사원이다.
100년 전에 건축되었는데 일본 최초의 철근 콘크리트 사원으로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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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사경만 보면 이렇게 사진이 찍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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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명한 하치만자카 언덕이다.
멋지고 아름다운 이국적인 풍경...
이런곳에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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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혼간지 하코다테 별원 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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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거리산책도 마지막으로 다다르나보다, 하코다테 언덕중에서 가장 폭이 넓은 니쥬켄자카( 二十間坂 ) 언덕길이 나타났다.
해가 질 시간이라면 바로 하코다테야마 로프웨이로 올라가면 좋은데 하직 해가 지려면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서 베이쪽으로 내려가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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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가게일까 싶어서 찍어두고 나중에 찾아봤다.
파 자르 바자 라는 음식점인데.. 터기음식점이라고 한다.
터키 음식하면 케밥 밖에 생각이 안나는데 홈페이지를 보니 꼭 그런건 아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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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에서도 느껴지는 와인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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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면전차.. 정말 같은 디자인이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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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코다테 니시하토바 미술관( 西波止場美術館 ).... 너무 관리가 안되고 방치되어 있는 느낌이었는데
후에 찾아보니 2011년 휴관되었다고 한다.
사실 테이베어 박물관인데... 지금은 하코다테메이지관으로 이전된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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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구두 상...

일본인이라면 누구나 안다는 빨간구두 라는 동요가 있다고 한다.

“빨간 구두를 신고 있는 소녀, 외국인을 따라 가버렸네. 요코하마 부두에서 배를 타고 외국인을 따라 가버렸네. 지금은 파란 눈이 되어 외국인의 나라에 살고 있겠지. 빨간 구두 볼 때마다 생각나고 외국인 볼 때마다 생각나네.”

동요치고는 꽤나 기묘한.. 그런가사를 가지고 있다.
노구치 우죠오 라는 사람이 지은 시에다가 멜로디를 붙였다고 하는데 실제 실존인물 이와자키 키미( 岩崎キミ )의 이야기라고 한다. 5년 여간의 추적 끝에 키쿠치 칸( 菊池 寛 ) 이라는 기자에 의해 이야기가 세상에 전해지게 되었다.

키미는 홀어머니를 따라 홋카이도로 이사를 왔다. 어머니가 재혼을 하고 미국인 선교사 부부에게 입양이 된다. 그리고 미국으로 건너가려고 했지만 실제 키미는 미국으로 가지 못했다. 결핵이 너무 심해 배를 탈 만큼의 건강이 아니었다고 한다. 그래서 도쿄의 고아원으로 다시 보내지고 부모와 양부모 모두와 헤어져 9살의 나이로 숨을 거뒀다.

이 이야기가 많은 일본인의 가슴을 적셨고 키미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요코하마 야마시타 공원에 빨간구두를 신은 소녀상을 최초로 건립하였다.
이 하코다테에는 전국에서 6번째로 건립되었다.

슬픈 사연을 전하고 커피 마시고 다리좀 쉬게 하려고 베이에 스타벅스로 향한다.









Posted byjaemansty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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