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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에리어에 위치한 붉은벽돌창고군으로 왔다.
예전엔 물건들을 보관하던 창고들이 지금에는 대부분 상점들로 변경되어 운영중이다.
하지만 여느 관광지처럼 사실 살 물건이 나에게는 없다.

그래서 돌아다녀보지 않고 커피를 마시면서 좀 쉬기로 했다.
눈과 빙판으로 덮힌 길을 걷는건 생각보다 피로도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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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로 인해서 우리나라보다 커피값이 더 싸다.

커피는 힘이 된다. !
카페인의 힘

몸도 좀 녹이고 해가지기 전까지 있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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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건물은 꽤나 붉은벽돌 창고군과 어울리게 지어졌다.
건물 안에는 예전 하코다테의 모습을 사진으로 걸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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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랑 별 다를게 없는 모습이다. 거의 똑같은 인테리어.
차이라면 관광객들이 많다는거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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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도 수준급의 수제햄버거를 내놓는 럭키피에로 본점이다.
하나 먹고 갈까 했는데. 안에 사람도 많이 있었고 해가지기전에 하코다테야마 로프웨이에 가야 했기때문에 먹는건 다음기회로 넘기기로 했다.

먹어본 한국사람들의 말로는 꼭 중화권 스타일의 햄버거라고 하는데..
그렇다라면 그다지 땡기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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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줏켄자카 길을 따라 올라가다 저 건물을 끼고 왼쪽으로 돌면 하코다테야마 로프웨이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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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더 빨리 가기위해서 주차장을 가로질러 가는데..
와.. 관광차...
다 중국어로 표시된...

그렇다. 여긴 하코다테에서 가장 인기있는 관광스팟으로 중국인 관광객들이 정말 많이 오는 곳이다..
그렇다면 빨리가야했다. 중국인들 틈에 끼어 고생하고 싶진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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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복권이 원래 1200엔 인데 인터넷에서 할인권을 뽑아가서 1080엔에 티켓을 끊었다.
하코다테산의 전망대까지 올라가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걸어가도 되고 택시를 타도 되고 나같이 케이블카를 타고 가도 되고, JR하코다테 역에서 등산버스를 타는 방법도 있다.
걷는건 싫고. 택시는 비싸고, 버스 타고 갈 요금이나 왕복권이나 차이가 없다.










125명이 탈 수 있는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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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부터 이 사진 한장 찍어보겠다고 무거운 삼각대 낑낑 싸서 왔는데 겨울에 이런 야경 사진을 찍는다는것은 엥간한 장비빨로는 쉽지 않은것 같다.

첫째. 바람이 정말 미친듯이 분다. 사람도 휘청거릴 정도로 바람이 무지하게 불었기때문에 어지간한 삼각대로는 장노출을 해야하는 야경사진 특성상 흔들리는 사진을 찍을 수 밖에 없다.

둘째. 최고 멋진 스팟은 우리나라 처럼 관광객들 사진 찍어주고 즉석사진 인화해서 파는 장사꾼들 자리라 일반 관광객들이 들어가서 찍을 수가 없다.

어쩌튼.
혹자는 홍콩야경, 나폴리야경을 포함해 3대 야경이라고 하는데 사실 그정도 인가 싶긴 하다.

미슐랭 가이드 일본편에 별3개를 받긴 했다지만.. 별3개면 이것때문만이라도 여길 관광 와야 된다는 건데.. 정말?
그정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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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아쉬웠던 하코다테 야경을 뒤로 하고 다카타야 거리를 따라 저녁을 먹으러 간다.
오늘 저녁은 관동식 스키야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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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만해도 나 오래된 집이야.. 하는것 같은 외향의 가게에 도착했다.
나름 하코다테에서는 역사가 있는 집이다.
1901년에 오픈을 해 2015년 지금까지 무려 115년의 역사를 가진 아사리 본점( 阿佐利 本店 )이다.

1층에는 정육점을 함께하며 스키야키 도시락, 고로케 등을 판매하고 있다.

예약없이는 잘 들어가기 힘들다고 했는데.. 일단 우선 들어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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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를 보기 힘들때, 또는 잘 모를땐 그냥 상위에 써져 있는 메뉴를 시킨다.
어차피 지금시간에 여긴 다 스키야키 코스다.

먹을것을 가져다주면서 하나하나 설명을 해준다.
계란 신선한거 봐라..

계란을 얼른 터트려 섞으라고 한다.
서빙해주신 아주머니께서 영어를 하시지는 못하셔서 글로벌 랭귀지인 바디랭귀지로 대화 했다.
우린 바디랭귀지가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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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육수가 졸아들면 더 부어서 먹으라고 하며 작은건 치킨스프 큰건 소이소스라고 일러준다.
조금씩 깨진 자기의 모습에 역사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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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난 먹을 준비가 되어 있다.
현란한 젓가락질을 보여주겠어.

처음 우지를 철판에 한번 전체적으로 발라주고, 곤약국수를 볶아준다.
그다음 표고버섯과, 죽순, 구운두부, 양파, 대파, 파드득나물을 함께 볶아 숨을 죽인 뒤 닭육수, 스키야키소스를 붓고 그 위에 A5등급의 와규를 올려 끓인다.

이 과정까지 서빙 해주신 아주머니께서 해주신다.
그러고선 나의 멘트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기다리신다.

"오이시~".

아 좀 남자답게 " 우마이~ " 할껄 ㅎ

그제서야 안심했다는듯, 자리를 비켜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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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 고기 마블링이 럭셔리 하다 못해 환상적이다.
영어메뉴에는 서로인이라고 되어 있었으니 채끝일터인데.. 채끝에서 저정도 마블링을 나는 한국에선 절대 네버 본적이 없다.

우리가 시켰던 메뉴는 마츠코스 특선상급와규로스( 松コース 特選上級和牛ロース ) 라는 메뉴다. 가격은 3,900엔이었고 고기만 추가가 가능한데 3,400엔을 내야한다.


메뉴 사진을 찍지 못해서 인터넷에 있는 내용을 긁어보면
松コース 特選上級和牛ロース( ご飯, お新香, 玉子, デザート )
黑毛和牛最高ランク, A5ランクのサーロインでござぃます
A5ランクならではの霜降りをお楽しみ頂けます
肉の旨味の強い "芯" を使用しています
코스에는 밥, 채소절임( 백김치 ), 계란, 디저트가 포함되어 있고 흑모와규최고등급인 A5등급의 채끝이 나오고 A5등급만의 마블링을 즐길 수 있고 고기맛이 강한 ?? 를 사용한다고 하는데 ?? 를 모르겠네;

무튼 부족하면 더 시켜 먹을 수 있다.

야채1인분 600엔, 실곤약 110엔, 양파 110엔, 죽순 110엔, 표고버섯 110엔, 파드득나물( 삼엽채,참나물 ) 100엔, 대파 100엔, 구운두부 100엔, 계란 100엔, 밥 200엔, 우동 300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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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고기에 계란까지 입혔으니 .. 씹을 것도 없이 부드럽게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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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듯이 정신없이 먹고나니 이지경이다..
찍은 사진이 없네 ㅠㅠ

생각해보면 저 남은 스키야키 전골 국물에 우동사리를 넣어 먹었어야 하는데 ㅠㅠ 살짝 아쉽다.

일본식 다다미방, 일본다운 소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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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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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야키는 고기에 먼저 소스를 발라 구워먹고 채소를 넣고 육수를 부어 끓여먹는 관서식과, 채소,고기,육수, 전부 다 섞어서 긇여 먹는 관동식으로 나뉘는데, 여기는 당연하겠지만 관동식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관동식이 더 익숙한 느낌 아닐까 싶다.

아스카시대인 675년 일왕이 육식금지령을 선포하고 약 1200년여간 일본인들은 고기를 먹지 않았다.
그 후 다시 고기를 먹기 시작한게 메이지유신 이후 부터 였는데, 그동안 일본인들은 네발달린 고기를 기피하는 전통이 생겼을 뿐 아니라 조리법 또한 정립되어 있지 않았다.
일본인의 체질 개선을 위해 권한 육식이 익숙하게 받아 들여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하여 처음 먹게 된 고기음식이 바로 스키야키다. 본래 스키야키는 새나, 생선이 주재료로서 쟁기위에다 구워먹는 것을 일컫었다고 한다. 이것을 소고기로 대체하여 먹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전골 형태로 거듭나게 되었는데 그것이 규우나베( 牛鍋 )다.
이게 얼마나 선풍적인 인기였는가 하면 1871년 육식금지령이 폐지되고 1877년 도쿄에만 488개의 전골집이 존재했다고 한다. 짧은 육식역사에 일본인들을 무섭게 사로잡아가고 있었다.
이 규우나베는 이후 관동식 스키야키로 불리게 되었고, 본래의 스키야키 형태였던 고기를 굽고, 양념과 채소를 해 바짝 졸여 먹는 방식이 관서식 스키야키로 불리게 되었다.
그러기에 현재의 스키야키는 관서식이 원조라고 봐야 될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6~70년대에 유행했던 달달한 국물이 있는 서울식불고기는 이 관동식 스키야키의 영향을 받았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맛이라던지 둘다 전골 스타일이라던지.. 그런것들이..
일본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니 좀 그렇긴 하지만 괜찮다... 내가 먹어본 맛으로는 서울식불고기가 더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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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리 본점 앞에 호라이초 전차정류소가 있다.
마지막 밤을 놓기 싫어 시원한 하코다테 맥주를 마시러 이동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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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오려나.. 밤시간이 되니 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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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오이치바도리( 魚市場通 ) 역에서 조금 올라가면 하코다테비어를 만나볼 수 있다.
이 역시 붉은벽돌의 창고건물을 개조해서 사용하고 있다.
일본에는 지역맥주들이 참 많은것 같다 그중 하코다테 비어는 하코다테 지역의 1호 맥주로 오랜시간 사랑을 받아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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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잔.. 하코다테 비어의 최고 맥주인 "社長のよく飲むビール" .. 사장도 자주 마시는 맥주??
뭐 이름이 이상하지만 10도나 되는 꽤 높은 도수의 맥주다.

일반 맥주에 비해서 홉을 두배나 많이 썼고 100% 하코다테산의 지하수를 가지고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좀더 단 느낌과 술이다! 하는 이런 느낌이 한번에 훅 밀려오는게 맛이 좋다..
하지만 첫번째 모금만.... 그다음부턴 높은 도수라서 그런지 적응이 잘 안됐다.

오타루 비어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회색 도자기 맥주잔에 맥주가 담겨져 나온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 맥주잔... 사왔어야 하는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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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루에서도 그랬지만 혼자와서 맥주를 즐기는 중년분들이 보인다.
내부에 자가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다.

날 어서 마셔줘.. 하는 속삭임이 들리는것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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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관광객들이 사실 거의 대부분이었다.
일본인 같아보이는 연인 몇 커플이 있었지만 한잔씩만 하곤 일어나는 모습이 왠지 생경했다.

우리나라에도 연주해주는 펍이 꽤나 있는데 여기도 1시간에 15분 정도 피아노 연주를 해 줬다.
정말 친절하게도 아니 정말 무안하게도 연주가 끝나면 일어서서 인사를 해주시는데 아무도 관심이 없었고 박수도 안쳐줘서 보는 내내 내가 너무 미안했다.
그래서 열심히 박수쳐줬다.

이날 많은 곡을 들었는데 보아랑, 박용하가 커버 했던 쿠보타 토시노부의 La La La Love Song을 연주해줬던게 특히 기억에 남는다.
그냥 아는 곡이 나와서 왠지 반가웠을까..











그래서 보아 버전의 La La La Love 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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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의 농산물중에는 감자가 으뜸이라고 할 정도라고 한다.
일본에서도 나름 청정지역이고 기후가 좋아 감자 농사가 참 잘된다고 한다. 그래서 인지 감자튀김이 참 폭신하고 맛있었다.

이걸 두번이나 시켜먹었다.

사진에는 없지만 튀긴오징어도 시켰는데 나는 맛이 있었는데 형이 별로였는지.. 이것만 두개 시켰;
하코다테에는 오징어도 유명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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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の一歩" 북쪽으로 한걸음이라는 이름의 에일맥주를 한잔 시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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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상 받았다고 자랑하는 발매트..
그런데 내가 사장이라면 사람들이 밟고 다니는데 난 기분이 썩 좋지는 않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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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시간이 9시반까지고( 해가 일찍 지니 문도 빨리 닫는건가.. ) 3시부터 5시까진 브레이크 타임이니 알아두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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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로 돌아가는길..
눈 결정이 가로등마다 빛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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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숙소의 침대가 조금 좁긴 하지만,
술을 너무 마셔서인가 금새 마지막 밤을 놓아주어야 했다.









Posted byjaemansty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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