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마치고 방에 들어와 반사적으로 티비와 에어컨을 켜며 옷을 벗고 있는데 이상한 소리가 티비에서 들려왔다.

삼성 라이온스의 양준혁선수가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두둥... 나는 내 귀를 의심하며 옷을 반쯤 벗다말고 티비를 봤다....

이번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하고 지금은 1군등록을 말소하고 후배들에게 조언자 역할을 하겠다는 이런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고 있다니.
그동안 양준혁하면 성실성을 무기로 나이가 40이 넘어도 30대의 체력을 갖고 최 정상급 활약을 해주던 그가 아닌가. 방망이를 거꾸로 잡아도 3할을 친다는 그가 왜 왜!!
올스타 전에서도 멋지게 홈런 때려냈었잖아~

어쩐지... 올스타전을 하이라이트로 봤었는데 이놈의 해설자들이 자꾸 양신의 마지막 올스타전 이라고 계속 지껄이는게 아닌가. 속으로 기분이 많이 상했는데 이게.. 다 이유가 있어서 그랬던것이었구나..

나는 양준혁의 팬이다.
물론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 양준혁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삼성라이온스" = "양준혁" 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사실 처음부터 양준혁을 좋아했던건 아니다.
양준혁이 93년도 우여곡절끝에 본인이 원했던 삼성라이온즈에 입단하고 첫해 시즌중에는 정말 대단한 활약을 했다. 신인왕과 타격왕을 동시에 차지했고 덕분에 삼성라이온즈도 분발해서 코리언시리즈까지 올라갔었다.
그런데 93년도 해태와의 코리언시리즈에서 양준혁은 타격왕에 걸맞지 않았다. 찬스때마다 번번히 병살타를 작렬했고 삼진먹기 급급했다. 오히려 3차천에 무려 15회까지 180여개의 완투를 했던 박충식에게 매료돼 버렸다. 박충식의 싱커는 예술 그 자체였다. 고무팔 박충식... 하지만 아쉽게도 비기고 말았지만 말이다.
첫 대뷔해. 나에겐 비호감이었다... 양준혁만 잘해줬으면 삼성라이온스가 코리언시리즈에서 해태를 꺾고 우승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씩 양준혁을 보는 내 생각은 변해갔다. 호쾌한 만세타법도 1루까지 죽어라 뛰는 그의 멧돼지 같은 어색한 모습도 헛스윙에 나오는 그의 우스꽝스러운 표정도 너무큰 헬멧도 점점 나에겐 호감으로 변해갔다.

그후 양준혁은 99년 삼성은 투수력보강을 위해 ( 삼성은 91년 당시 연고지 1차지명에도 투수력이 약해 양준혁 대신에 김태한을 선택했었다. 그후 93년 양준혁은 삼성의 1차지명을 받는다. ) 해태의 임창용+2명의 선수와 트레이드를 단행하고 만다. 또다시 양준혁은 투수때문에 눈물을 삼킬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99년엔 95년 입단후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던 라이언킹 이승엽이 있었다. 기록적인 54개의 홈런을 몰아치고 있었다. 이승엽이 빠르게 늘려나가는 홈런 수 만큼 삼성을 떠난 양준혁은 머리속에서 잊혀져갔다.

2002년.. 양준혁은 LG를 거쳐 삼성으로 돌아왔다.
집나간 며느리가 전어굽는 냄새에 집에 돌아오듯 팬들도 나도 양준혁에게로 돌아왔다
양준혁은 전 해 LG에서 3할5푼대의 쾌조의 타격감을 선보였었으나 삼성에 돌아와서는 2할 7푼대의 저조한 성적이었다. 하지만 벤치에서나 타석에서나 파이팅하며 삼성라이온스의 극적인 첫번째 코리언시리즈 우승을 안겨줬다.

이승엽의 동점 홈런과 마해영의 끝내기 홈런이 양준혁의 바로 앞에서 일어났었다.
그간 삼성에게 갖고 있던 수많은 감정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을 것이다.
나는 2002년 월드컵에서 우리나라가 4강간 그 기쁨 이상으로 삼성의 우승과 그의 파란만장한 인생의 승리에 감격했다.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양준혁의 모습에 나도 울고 그도 울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흘러 그는 대한민국 야구사의 수많은 기록들을 갈아치운다.
2010년 7월 23일 은퇴를 발표할때까지 그의 최다 기록이다.

최다 출장 : 2131경기
최다 타석 : 8800타석
최다 타수 : 7325타수
최다 타점 : 1389개
최다 득점 : 1299개
최다 안타 : 2318개
최다 홈런 : 351개
최다 장타 : 834개 (2루타이상)
최다 루타 : 3879개
최다 2루타 : 458개
최다 WAR : 97.56
최다 볼넷 : 1278개
최다 고의사구 : 150개
물론 이 이외에 2위를 기록하는 기록들도 수두룩하다.
그가 기록을 하나하나 갈아치울때마다 하나하나 추가할때마다 나는 살아 움직이는 역사와 함께했다.
언젠가 마감될 그의 기록에 조금씩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다가올줄은 몰랐다.

정상에 있을때 내려오고자 하는 그.
사랑하는 연인의 품에서 마무리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그.
평생 푸른피의 사나이로 남고 싶었다는 그.

그를 神인선수, 신이라 불리우는 사나이, 양신이라고 부르는 그이유. 이걸로 충분하다.
앞으로 그의 경기를 볼 수 없는 양준혁 이후의 야구를 시작하는 사람들은 정말 불행한거다. 레전드와 함께 할 수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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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양신의 끝내기 안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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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쾌한 만세타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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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루까지 죽어라 뛰던 그의 모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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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던 표정도...


더이상 함께 할수가 없으니 말이다.

마지막으로 함께 해보자



빠밤빠밤♬ 위.풍.당.당 빠밤빠밤♬ 양!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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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블로그 주인이에요 ^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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